출처: 신동아 2026년 4월호 | 김건희 객원기자 | 2026.3.10.
- 차명주식·가지급금…가업승계 숨은 세금 폭탄
- 가업상속공제와 주식 증여 특례, 제대로 활용하는 법
- 승계 어렵다면 FI·M&A… 기업을 지키는 플랜 B 전략
- AI 세무와 ‘기업승계 최고위’ 과정…데이터 기반 승계 설계
조남철 세무법인 넥스트 대표세무사는 “가업승계는 ‘절세 이벤트’가 아니라 5~10년에 걸친 기업 프로젝트”라며 세무·지배구조·가족관계까지 함께 설계하는 승계 전략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세무법인 넥스트 제공
가업승계 세무 전략은 오랫동안 절세의 문제로 다뤄져 왔다. 증여와 상속 중 무엇이 유리한지, 공제 요건을 충족하는지가 논의의 중심이었다. 그러나 실제 현장에서 맞닥뜨리는 가업승계는 세금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기업 지배구조의 변화, 가족 간 이해관계, 자산 구조 재편, 세대교체가 동시에 얽힌 복합적인 경영 판단의 문제여서다.
조남철(46) 세무법인 넥스트 대표세무사는 가업승계를 세금이 아닌 경영의 문제로 바라본다. “세무는 숫자가 아니라 시스템”이라는 말도 빼놓지 않는다. 이 말에는 기업과 가족, 자산, 경영 구조를 함께 읽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담겨 있다.
조 대표는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뒤 2012년 제49회 세무사 시험에 합격해 대기업 임원, 중견기업 회장, 병원장 등 초고액 자산가(VVIP)를 관리하는 국내 최초 패밀리오피스 조직에서 실무 경험을 쌓았다. 2014년 하반기 개업 후 2019년 세무법인 ‘넥스트(NEXT)’를 설립했다. 고객에게는 새로운 출구 전략(New Exit)을, 전문가에게는 새로운 전문가(New Expert)의 길을 제시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이름이다.
절세 넘어 ‘기업 승계 프로젝트’
— 현장에서 체감하는 가업승계 분위기는?
“농담처럼 들리지만 실제로는 꽤 현실적인 고민이다. 매출은 정체되거나 감소하는데 법인세, 소득세 등 세금 부담은 계속 커지고 있다. 여기에 후계자의 의지와 역량, 형제 간 이해관계, 지분 구조 같은 비세무 요인까지 얽혀 스트레스가 굉장히 복합적이다.”
— 승계 준비 부실로 위기로 이어지는 유형은?
“세 가지 유형을 꼽을 수 있다. ①차명주식 — 과거 절세 목적 구조가 상속 시점에 지분 분쟁·세금 폭탄으로 이어지는 경우. ②가지급금 — 미정리 채권이 상속·증여 과정에서 자금 구조를 옥죄는 경우. ③업무 무관 자산 — 임대 부동산이 많으면 가업상속공제 대상에서 일부가 빠져 세금을 감당하기 어려워지는 경우.”
지분의 공평, 경영권의 효율
— 기존 세무 자문과 가업승계 컨설팅의 차이는?
“기존 상속·증여 자문은 세금을 줄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내가 생각하는 가업승계 세무 전략은 세금뿐 아니라 지분, 지배구조, M&A, 창업주의 경영철학 승계와 가족관계까지 아우르는 ‘기업 승계 프로젝트’에 가깝다. 세금은 기본이고 후계자의 역할, 가족 간 합의 구조, 외부 투자자 유치 가능성, 부분 매각과 M&A 시나리오까지 함께 설계한다.”
— 자녀 여럿일 때 분쟁을 줄이는 승계 구조 설계법은?
“제일 중요한 건 ‘지분의 공평’과 ‘경영권의 효율’을 분리해서 보는 것이다. 경영에 참여하는 자녀에게는 의결권 집중을 통해 책임과 권한을 명확히 부여해야 한다. 경영에 참여하지 않는 자녀에게는 배당 중심의 지분이나 현금성 자산을 통해 경제적 공평성을 확보해야 한다. 유언, 가족회의 기록, 주주 간 계약 같은 문서가 중요하다.”
조남철 세무법인 넥스트 대표세무사는 “지분의 공평과 경영권의 효율을 분리해 설계해야 가족 간 갈등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지호영 기자
AI 세무와 기업 승계의 결합
— 가업상속공제·주식증여특례 제도를 활용할 때 현장의 실수는?
“많은 기업인이 이 제도를 세금 면제라고 잘못 생각한다. 당초 가업승계 주식증여특례를 신청했더라도 상속 발생 시 상속세를 재정산해서 납부해야 한다. 면제나 감면이 아니라 유예·이월이다. 제도를 활용하는 것 자체보다 그 이후까지 고려한 ‘플랜 B’를 함께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 제도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기업의 플랜 B는?
“자녀에게 별도 법인을 설립해 주는 동시에 창업주 회사 가치를 조정하는 방법, FI(사모펀드)·SI(전략적 투자자)에 지분을 매각해 상속세 재원을 마련하는 구조, 사내근로복지기금·우리사주조합 같은 종업원 참여형 지배구조, 나아가 M&A나 엑시트(exit)까지 고려한 ‘승계+매각’ 복합 시나리오가 있다.”
기업승계 최고위 과정
— 연세대 미래교육원 ‘기업승계 최고위 과정’의 취지는?
“강의라기보다 프로젝트에 가깝게 설계하고 있다. 오너와 차세대 CEO가 자기 회사를 사례로 가져와 직접 가업승계 세무 전략을 설계해 보는 것, 세무·회계·법률·M&A·신탁·조직·가족관계 등 각 분야 전문가를 한자리에서 만나 분절된 정보를 통합하는 것, 과정이 끝날 때 ‘우리 회사 승계 마스터플랜 1차 버전’을 손에 쥐고 나가게 하는 것이 핵심이다.”
※ 본 내용은 신동아 2026년 4월호(2026.3.10. 게재)에 실린 조남철 세무법인 넥스트 대표세무사 인터뷰를 기반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원문: 신동아 바로가기